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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문제, 일본 차고지증명제가 솔루션 되나

by 세이프로 2024. 10. 20.

  일본을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깜짝 놀랐을 것이다. 도쿄와 같은 대도시의 좁은 이면도로와 골목길을 걸어 다녀보면 불법 주정차 차량이 거의 없고, 도로가 너무 깨끗한 생활도로이기 때문이다. 걸어다니기 좋은 도심에서조차 쾌적한 보행 환경을 제공한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차고지증명제라는 주차정책이 만들어낸 일본 주차문화에서 비롯되었다. 작은 주택이지만 예쁜 정원과 함께 어우러지는 주차 모습은 잠시 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이처럼 일본식 주차문화 덕분에 현재 일본은 주차전쟁과 같은 사회적 이슈가 없다. 도로 위에 불법 주차된 차량이 사라지면서 보행자의 안전은 물론, 교통 흐름도 크게 개선되었다. 이러한 차고지증명제를 제주도가 시행하고 있어 전국으로 확대 가능성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일본 차고지증명제 성공 요인을 바탕으로 우리의 주차문제를 해결하고 보행자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은 살펴보도록 하겠다.

 

차고지증명제란 무엇인가?

  차고지증명제는 차량을 등록하기 전에 주차 공간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제도이다. , 주차 공간이 없는 차량은 등록이 불가능하다. 이는 불법 주차 문제를 해결하고, 보행자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다. 일본은 1962년 도쿄에서 차고지증명제를 처음 도입하였고, 이후 1964년부터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되었다​​. 법적으로는 1991년 차고법(일명 자동차 보관장소 확보 등에 관한 법률)을 공포하여 의무화 시켰다.

  이 법에 의해 신차와 중고차 구입, 차량등록 명의와 주소변경 시 기본적으로 보관장소를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2키로 이내 주차장을 이용하면 되고 경차는 기본적으로 제외하고 있다. 당시 차량이 급격하게 증가하자 무질서한 주차로 인한 보행자 안전과 도시부 주택지역 생활의 질 향상을 위해 도입되었다.

일본의 성공 사례와 그 효과            

일본에서는 차고지증명제를 도입한 이후 주차 문제 해결과 교통안전 향상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도로 위 불법 주차 차량들이 사라지면서 교통 흐름이 개선되고 보행자의 안전이 크게 강화되었다. 이 제도가 가져온 주요 효과는 다음과 같다.

일본 도심 차고 주차차량 전경

1)   불법 주차 감소

주차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차량은 등록이 불가능하므로 불법 주차가 크게 줄었다. 이로 인해 도로와 인도에서 차량에 의해 위협받던 보행자들의 안전이 개선되었고 차량 흐름도 원활해졌다.

2)   교통 혼잡 완화

불법 주차 차량이 사라지면서 도로 폭이 확보되어 차량의 흐름이 원활해졌다. 도심 내 교통 체증이 줄어들었고 긴급 차량의 이동도 수월해졌다​​.

3)   차량 소유 억제

주차 공간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차량 소유가 억제되었다. 이는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고 차량 운행 감소로 교통 혼잡과 대기 오염을 줄이는 데 기여하였다.

제주도의 차고지증명제 도입 사례

우리도 제주도 2017년 차고지증명제를 도입하였다. 차량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주차난과 불법 주차 문제가 심각해지자, 제주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부터 전면적으로 차고지증명제를 시행하였다. 주차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차량은 등록할 수 없게 되었으나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문제점도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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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높은 주차 임대료

제주도 내 공영 및 사설 주차장의 연간 임대료가 90만 원에서 100만 원에 달하면서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었다. 이로 인해 주차 공간을 임대하지 못한 도민들이 차량 등록을 포기하거나 편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늘었다.

2)   대중교통 취약 지역에서의 불편

대중교통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차량이 필수적인 상황이지만 주차 공간 확보가 어려워 많은 주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주차 인프라가 미비한 상태에서 제도가 시행된 경우 나타날 수 있다.

스마트 기술을 통한 사전 준비의 중요성

  차고지증명제는 주차 문제 해결에 있어 중요한 정책이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다. 일본과 제주도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주차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차고지증명제는 오히려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사전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

1)   주차 인프라 확충

일본은 차고지증명제를 도입하면서 주차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지역에서는 다양한 인프라 확충 작업을 병행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공영 주차장 및 민간 주차 공간을 대폭 확충하여 주차 수요를 충족시킬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대중교통이 부족한 지역이나 도심지에서는 주차 공간 확보가 더욱 중요하다.

2)   스마트 주차 서비스 도입

차고지증명제와 더불어, 스마트 주차 서비스를 활용하면 주차 공간 문제를 유연하게 해결할 수 있다. 최근 도입된 탄력주차 서비스는 스마트 기술을 활용하여 주차 공간을 유동적으로 관리하고, 주차 수요에 맞춰 실시간으로 공간을 배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공간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도심 내 주차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3)   대중교통과의 연계 강화

차고지증명제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대중교통과의 연계도 강화해야 한다. 차량 소유를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기 위한 대책이 중요한데 최근 DRT(수요응답교통)과 같이 교통 소외지역 주민의 이동권 증진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세이프로 한마디!

  차고지증명제는 불법 주차 문제를 해결하고 보행자의 안전을 지키는 데 매우 효과적인 제도이다. 오래전이긴 하지만 교토시에 거주할 당시 경차는 차고증명을 하지 않아 경차 이용이 편리했었던 경험이 좋았다. “제주도 차고지증명제는 주차장을 가진 부자만 차량을 소유하게 하는 불평등 정책 아니냐는 반대 목소리가 있는데 선진사례의 성공인자를 좀더 디테일하게 벤치마킹해서 우리만의 주차문화를 만들어보자.

  일본 사례는 주차난 해결과 보행자 안전확보, 교통혼잡 완화라는 바람직한 방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일본도 그랬듯이 차고지증명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충분한 주차 인프라 확충과 함께 스마트 주차 기술을 도입하는 등의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