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운영이 멈춘 어린이교통공원, 일본은 어떤가?

by 세이프로 2024. 10. 18.

어린이 교통사고의 현실과 교통공원의 필요성은

  올해 초,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거제시에 어린이교통공원이 새로 개원했다는 소식이다. 그동안 부산이나 진주까지 가야만 교통안전 체험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지역 어린이들에게 큰 혜택일 것이다. 그러나 이 기쁜 소식에 걱정부터 앞서는 이유는 뭘까? 우리나라 어린이교통공원이 예산 부족과 운영상의 문제로 그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놀이기구와 시설은 있지만, 정작 실질적인 교통안전 교육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린이 교통사고는 여전히 한 해 수천 건 이상이 발생하고 있어 매우 걱정스럽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어린이교통공원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일본의 성공적인 사례를 통해 그 해답을 찾아보자.

거제시 어린이교통공원 전경

국내 어린이교통공원은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우리나라는 1983년 처음 어린이교통공원을 설치했다. 하지만 현재 전국에 있는 많은 어린이교통공원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예산 부족이다. 2023년 기준,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 교통사고가 8,753건이 발생해 10,910명이 부상당했다. 매년 수천 명 아니 아직도 만 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도로에서 다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교통공원에서는 놀이 중심의 교육에 그치는 수준이다. 더 나아가 교육 프로그램도 단기적이거나 형식적이어서 실질적인 안전교육 효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심지어 어느 지역의 어린이교통공원에서는 킥보드 타기 좋은 곳으로 평판이 나 있다. 무동력 킥보드를 도로 중앙을 그냥 질주하는 식인데 이렇게 운영해도 되나 싶다. 교통 전문가들이 아닌 비전문가들이 교육을 맡는 경우가 많고, 교육을 신청한 단체에만 한정적으로 운영되는 점도 문제다. 지역사회와의 연계 부족으로 공원이 고립된 채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교통안전 교육의 확장성과 지속성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 어린이교통공원은 일찍부터 성과를 보여왔다

  일본의 어린이교통공원은 1950년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급격한 경제 성장과 함께 교통사고가 급증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린이들이 어릴 때부터 체험을 통해 교통규칙을 배우는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가 '안전운전 중앙연수소 부속 어린이 교통공원'인데 1991 4월부터 운영 중이다. 필자도 국내 몇차례 방문한 적이 있는데 공원은 테마파크형 입지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첨단 모의자동차주행기와 실내외에서 다양한 교통안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또한, 일본 각 지자체 단위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교통공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뭐랄까 신중하다고 할까 아니 디테일하다는 표현이 적절하겠다. 필요시에는 지역의 교통경찰관이 직접 출장 교육을 지원하기도 한다.

  오랜 전이긴 하지만 어느 지역의 어린이교통공원을 방문했을 때 어린이들이 미니 모터카를 타고 실제 운전을 체험하며 교통 규칙을 배우는 모습을 보았다. 어린이들이 운전자의 입장에서 보행자의 안전을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 몸소 체험하는 교육이었다. 이러한 체험교육은 일본이 교통안전 선진국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한 터전이 되었다고 보여진다. 딱딱할 수 있는 교통안전 교육을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발하며 자연스럽게 질서 의식을 심어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교통시 오미야 어린이교통공원 어린이자전거 교실 모습

일본 사례를 통해 우리 어린이교통공원도 개선시켜야

일본의 성공적인 어린이교통공원 운영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그들은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에게 교통 규칙을 몸소 익히게 했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처럼 첨단 기술을 도입하여 현실감 있는 교육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VR, AR 기술을 활용한 체험형 교육은 실제 도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미리 경험하게 함으로써, 사고를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지자체와 기업의 협력을 통해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교통안전 전문가들이 교육을 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린이교통공원이 단순한 놀이공원이 아니라, 실질적인 교육의 장이 되어야만 교통사고 예방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사회적 책임으로 접근하자

  어린이 교통사고는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구조적인 문제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의 어린이교통공원은 단순한 놀이시설이 아닌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중요한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한다. 일본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교통안전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효과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이교통공원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 지역사회가 협력해야 할 때다.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여러분 의견은?